시월이란



  겨울에서 여름, 여름에서 겨울로 가기까지의 중간에서 거쳐야하는 물리적인 기온의 변화는 같을지 몰라도 봄과 가을, 그 둘의 분위기는 아주 달라지고야 만다. 엊그제는 간만에 오전 수업이 비었길래 일찌감치 화실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이층 화실에서 의욕 충만하게 이젤을 펼쳤으나 검은 커튼을 비집고 들어오는 보드라운 햇살과 열한시의 촉촉한 나른함을 이기지 못하고 앉은채로 꼬박꼬박 졸다가 기어코 의자까지 붙여 놓고 오수를 즐겨버렸다. 결국 그림은 반도 완성하지 못한 채 돌아갈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왔는데 시월이 내게 쏟아졌다.

  봄과 많이 닮았다. 나뭇잎 사이로 갈린 햇살은 따습고 여름 끝자락의 물들기 직전의 초록은 눈부시지만 봄날의 그것처럼 마냥 천진난만하지 않다. 노골적으로 무성해지는 여름을 뒤에 두고 산뜻하게 피어나는게 봄이라면 가을은 웅장한 겨울의 도래를 웅크린 속에 품고 조금은 성숙하다. 그럼에도 설렘만은 잊지 않아 풍부한 감성을 자아내는게 시월, 가을의 매력이다.

by 디아나 | 2008/10/13 00:52 | Colors, 눈을홀리다 | 트랙백 | 덧글(1)

상상하자! :) - 외모로 보는 성격 테스트


B. 꿈과 현실의 차이에 고민하는 몽상가형

꿈이나 목표가 확실하고 항상 의식이 미래를 향하고 있는 몽상가 타입. 먼 미래의 일만 생각하고 걱정하기 쉽다. 이 세상의 종말에 대한것까지 열심히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 공상과 현실이 뒤섞이는 일도 많다.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 사고가 제어할수 없을 정도로 뻗어
나가 자기도 자기를 알 수 없게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남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상처받기 쉽고, 수줍음을 타기 때문에 작은 일에 위축되기 쉽다. 조금 어둡고 스스로에게 좀처럼 자신을 가지지 못한다.

* 매력지수를 높이려면
" 비록 남이 들으면 웃을 만한 일이라도, 남몰래 자기의 꿈을 키워 나가자. 상상하는 것이 곧 생활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




  이 테스트는 흥미롭게도, 외모와 성격을 연결지었다. 몇군데는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은 모습이라 슬프지만 결과가 잘 맞는다. 무기력한 우울에 빠져있거나 현실적인 제약이 큰 상황에서 상상하기로 다시 탄력 받기 시작하는 것은 틀림없는 내 모습이다. 테스트는 아래 접어놓았다. ;) 

  외양과 그 사람의 내면과의 보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요즘 내가 관심있는 부분이라 재미있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 영감을 받은 이 주제의 이야기를 빨리 써야 하는데.


외모로 보는 성격 테스트

by 디아나 | 2008/10/13 00:08 | 플러스혹은 마이너스적인. | 트랙백 | 덧글(1)

친구


  북쪽을 향한 우리 방은 요즘같은 날엔 가끔 바깥 날씨보다 더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심장에서 멀어질수록, 특히 손끝발끝과 같이 말초혈관이 지나는 부분들은 추울때 더 먼저 식는다. 지금도 나는 마루바닥에 대고 있는 맨발과 반팔위로 드러난 팔꿈치에서 손가락 끝까지가 머리가 조금 얼얼할만큼 시리다. 하지만 이 발을 엉덩이 밑으로 끌어올리고 손가락을 얼굴이나 목 언저리에 대기라도 할라치면 빠르기 열기를 전해받는다  씽씽 바람이 부는 겨울날 외출했다 돌아와서 얼어붙은 손끝을 따뜻한 방바닥이나 난로 가까이에서 녹여본 적이 있다면, 그 얼얼하면서도 기분좋게 번져나가는 아늑함의 호르몬을 알 것이다.

  지금의 내가 꼭 그러하다. 문제의 근원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이고 난 여전히 그 시작점에 묶인 채이지만 이렇게 가끔 전해받는 온기는 기운을 북돋아 준다. 서투른 표현에 어린 진심이 더 와닿고 까다로운 중에 보이는 아가같은 그녀의 웃음이 좋다. 나의 허영과 자학과 변덕과 사람 사이에 항상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려는 결벽증에도 지치지 않고 낙천적인 웃음이나 기민한 주의를 던져줄 수 있는 몇 안돼는 존재이다.





그녀에게,.

by 디아나 | 2008/10/10 10:53 | My BoDy▒Says.. | 트랙백 | 덧글(8)

10월 9일

 싸이도 네이버도 무심코 넘겼는데
 이건 왜이리 귀여운거지.

 정감가는 얼음집 :)


  
  난 매년 10월 9일즈음엔 그럭저럭 기분이 좋다. 내 베스트프랜드의 생일날이기도 하고, 날씨도 놀러나가기 딱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삼청동에 다녀왔다. 가로등이 상대적으로 뜸한 정독도서관 골목길은 시월의  평일 저녁(일곱시가 지난) 무렵에 잔잔해서 좋다는걸 알았다. 보름달도 차분했다. 인사동으로 돌아나오는 길에 보드라운 짙은갈색 머플러를 좋은값에 샀다. 얼굴색을 잘 받쳐주는것 같다. 아아 시월이다. :)


  요즘은 거울속의 내 모습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이글루에 뜸하다. 얼음집에는 주로 내 마음을 파헤쳐 놓으므로 상대적으로 외양은 담백하고 검소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고로, 싸이질과 이글루질은 반비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곧 밸런스를 잘 맞출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전에 읽은 오스카 와일드가 내게 영감을 주었으니까.

by 디아나 | 2008/10/09 23:22 | 디아나의 소소한 일상 | 트랙백 | 덧글(10)

라틴아메리카의 문화


 "Wonderful than Beautiful"

  라틴 아메리카 문학(혹은 영화)의 놀라울 정도로 폭넓고도 감각적이며 신비로운 색에 대하여 그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은 beautiful한 것이 아니라 wonderful한 것이라고.

  그들은 정말 거리낌이 없다. 글에 있어서도 사랑을 말할때, 예쁘장하고 말랑한 부분만 그려는 것이 아니라 보통 우리라면 입에 담기 뭣할 주제들, - 생리적인 현상이라든가 - 막연하게 애둘러 표현해 상상의 나락 속으로 던져버릴 주제들 - 관능과 성에 관련된 묘사라든가 - 에 대해 거침없이 써내려간다. 강렬하고도 감각적인(오감에 충실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 그 앞에선 낯간지러워했던 자신이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된다. 그림도 그러하다. 며칠전 다녀온 <라틴 아메리카 거장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멋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멋진 구도와 멋진 색만을 택하진 않았다. 고통과 열정에 솔직하느라 캔버스에는 칙칙하고 삭막해 보일것만 같은 물감이 흩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중 <어머니>는 어느 고전주의 화가보다 섬세하고 다사로운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신기한 것은 아름다움이란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아주 일부일 뿐이므로 별 관심 없다는 그들의 문화에서 다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짙은 향기를 내뿜는 그들의 문화는 유럽의 자부심 넘치는 문화 못지않게 매혹적이다. 


  얼마 전에 구입한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을 일이 기대된다. 10월 중순, 이대 아트 모모하우스에서 라틴영화 상영 2부도 시작된다니 챙겨보아야 겠다.

by 디아나 | 2008/10/07 02:34 | 감성통통 (Books&Movies) | 트랙백 | 덧글(6)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